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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22일 일요일

알고리즘의 빛과 그림자 … 이제는 위험성도 생각해야 –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나를 이곳으로 이끌었다”

요즘 인터넷 이용자 사이에서 유행처럼 등장하는 말이다. 최근 미디어 매체는 소위 ‘알고리즘 전성시대’다. 각종 포털사이트와 SNS, 동영상 공유 사이트 등 알고리즘을 사용하지 않는 곳을 찾기 어려운 정도다.

알고리즘은 사이버 공간에서 사용자의 활동을 수집·분석해 개별적인 소셜데이터를 생산하고 맞춤 정보를 추천·제공한다. 이러한 알고리즘의 영향력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플랫폼은 바로 ‘유튜브’. 유튜브는 약 20억 명의 월간 사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로 알고리즘의 최대 수혜자라고 할 수 있다.

유튜브의 최고 상품 담당자(CPO) 닐 모한에 따르면 실제로 알고리즘 체제를 도입한 후 수익이 20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이들은 고객의 콘텐츠 선호도 및 이용 패턴 등을 분석해 ‘관심을 끌 만한’ 동영상을 메인 화면에 등장시킨다. 사용자는 해당 서비스를 이용해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알고리즘은 관심사를 정확히 파악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편의성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정보에 따라 사람들이 ‘분류’되고 ‘제한’된다는 점이다. 알고리즘은 미디어 분극화를 초래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특정 주제에 대한 반복적 노출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시스템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한 주제에 대한 반복 학습은 이용자의 편협한 가치관 확립에 영향을 미친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The Social Dilemma)>는 IT 기업의 개발자와 관계자들이 출연해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의 이면을 고발하고 그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다. 전 유튜브 엔지니어 기욤 샬로는 “내가 작업한 알고리즘이 사회의 분극화를 더 심하게 만들어 걱정”이라며 “하지만 사용 시간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분극화는 사람들을 잡아두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업에서는 알고리즘으로 인한 분극화를 일종의 경영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다. 알고리즘을 향한 무조건적인 의존이 우리 사회의 미디어 분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음을 항상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알고리즘은 이용자의 정보 자기결정권 상실을 유발하기도 한다. 일상에 깊숙이 침투한 알고리즘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원하는 정보만을 선별해 제공한다. 추천 알고리즘에 익숙해진 이용자는 스스로 무언가 찾는 것을 꺼리고 귀찮아한다. 원하는 정보를 능동적으로 찾지 않고, 알고리즘에 의존하는 수동적인 태도로 정보사회에서의 주도권을 기술에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한다.

특히 미디어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아동, 청소년은 알고리즘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증하면서 연령의 제한 없이 SNS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아동·청소년의 경우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미성숙한 상태이므로 편향된 정보만을 습득할 우려가 상존한다. 그 외에도 알고리즘에서 제공하는 정보의 신뢰성 문제와 분석 과정에서 수집되는 이용자의 개인정보 처리, 사생활 침해 문제까지 알고리즘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다양하다.

그렇다고 알고리즘 기반의 미디어 사용을 중단하자는 뜻은 아니다. 우리 삶에 유용한 기술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미디어 이용자의 대부분은 알고리즘의 순기능에 현혹돼 그 위험성에 대한 인지가 상당히 부족한 편이다. 알고리즘에 길들여질 경우, 우리에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생각하고 이를 대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연장선에서 알고리즘 과잉의존 및 중독 해결을 위해 시스템과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어린 세대들이 알고리즘 속에서 편향된 정보를 습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력을 잘 보여주는 예시로 카카오(kakao)의 ‘알고리즘 윤리 헌장’을 들 수 있다. 카카오는 2020년 7월 카카오 알고리즘 윤리 헌장에 ‘아동과 청소년이 부적절한 정보와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알고리즘 개발 및 서비스 디자인 단계부터 주의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이들은 미디어 공간에서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고, 서비스 이용자에게 올바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타 매체들도 부가적인 시스템을 마련해 알고리즘 기술이 올바로 사용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알고리즘에 대한 개인의 경각심 역시 중요하다. 추천된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행위는 가급적 지양하고, 비판적인 시각에서 정보를 골라낼 수 있어야 한다.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알고리즘에 대해 당신은 얼마나 알고 있는가. 그 위험성을 이제는 깊이 생각해봐야 할 때다.

김수정 기자 <soojung22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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