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자신의 재산을 관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사람들은 예금이나 적금 혹은 펀드와 주식 등 금융상품에 투자하며 자산 증식을 위해 노력한다. 보편적으로 안정적인 예·적금을 활용하지만, 물가상승률에 비해 낮은 이자율로 인해 기대 수익이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이들 상품만으로 자산을 늘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
때문에 위험 요소는 있으나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률이 높은 주식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많다. 소액으로도 수익을 냈다는 사람이 늘어나며 주식투자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해 ‘동학개미’ 최근에는 ‘서학개미’라는 말이 나돌 만큼 세대를 아우르며 주목을 끈다. 그중에서도 비교적 위험성이 적다고 알려진 공모주가 몇 년 사이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공모는 증권시장에서 기업의 주식이 상장되기 전, 한국거래소가 기업의 자본금 규모나 매출액 등 일정 조건을 점검해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해 공개적으로 투자자를 모집하는 방식이다. 이때 기업이 상장하기 위해 주식을 발행하는 것을 공모주라고 하며, 공모주를 사겠다고 신청하는 것을 ‘공모주 청약’이라고 한다.
지난 2020년 SK 바이오팜의 공모주가 투자자들에게 많은 수익을 안겨주며 대한민국의 공모주 열풍에 불을 지폈다. SK 바이오팜은 상장 첫날 공모가 2배로 시초가를 형성했을 뿐 아니라,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내며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투자 수익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이점이 있어, ‘공모주 달력’이 인터넷상에 올라올 정도로 인기다.
이에 <삼육대신문>은 경영학과에서 ‘증권시장론’을 강의하는 이동훈 교수를 만나 공모주에 관한 투자 상식과 유의점을 알아봤다.
Q. 일반적인 주식 투자와 공모주 청약의 차이점은?
– 가격 측정 방식이 가장 큰 차이다. 일반적으로 주식은 유통시장에서 수많은 투자자가 거래, 매매를 통해 주식 가격을 형성한다. 반면 공모주는 비상장 기업이 공모와 상장을 하고자 증권사에 의뢰한다. 의뢰받은 증권사는 해당 기업의 가치, 재산, 미래의 예상 영업 성과 등을 숫자로 나타내 공모 가액을 산정한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의 주관이 개입되기도 한다.
Q. 공모주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 공모주의 장점은 여러 공모 기업 중 투자자가 원하는 곳으로 선택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공모하는 주식 수가 정해져 있어 다수의 투자자가 발생 시 경쟁률에 따라 배정된다. 때문에 투자자가 신청한 주식을 모두 배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반면, 공모주의 넓은 선택지는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투자자가 원하는 공모주를 찾기 위해 공모 일정을 꼼꼼히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소액의 청약 증거금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공모 물량이 적으며, 주가 급락 시 투자 손실의 위험이 있다.
Q. 공모주 청약 시, 유의할 점이 있다면?
– 무분별한 투자는 피해야 한다. 모든 공모주가 무조건 수익 성과를 내는 것이 아니기에 투자 위험을 갖는다. 주관 회사가 기업 실사를 통해 적정 공모가를 계산하지만, ‘거품’이 끼어 있는 공모가의 경우, 상장 후 공모가보다 낮은 주가가 형성될 수 있다. 따라서 공모주 청약을 결정하기 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공모 예정 기업의 정보를 담는 투자설명서를 찾아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
Q. 공모주 기업을 선정할 때 고려해야 할 조건은?
– 앞서 언급한 투자설명서를 보고 청약할 기업을 선정해야 한다. 투자설명서에서 읽어봐야 할 첫 번째 조건은 기업의 업종이다. 경쟁 기업은 어느 곳인지, 경쟁 기업과 비교했을 때 공모가는 적절하게 책정됐는지 고려해야 한다.
두 번째는 공모 자금 활용 용도다. 기업이 공모를 통해 연구 개발이나 영업 등의 생산적인 일에 자금을 활용한다면 올바른 공모 자금 활용이다. 하지만 기업의 생산적인 일이 아닌, 임금과 같은 운영비에 자금을 사용하겠다는 곳은 피해야 한다. 투자설명서는 분량이 매우 방대하지만, 기업에 모든 정보가 나와 있기에 공모주를 시도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읽기 바란다.
Q. 예·적금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주식투자를 선호하는 까닭은?
– 우리나라는 과거에 비해 가계 경제의 편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은 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된다. 지난 2월 17일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약 1.7%~1.8%다. 가령 1년에 1000만 원을 예치한다면 약 17만 원의 이자를 받는데, 이마저도 세후에는 더 적어진다. 그러다 보니 높은 투자 대안이 있다면 약간의 위험을 무릅쓰고서라도 주식을 시도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금융환경적인 측면이 더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세계 각국의 정부 중앙은행이 시중에 도움이 될만한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을 내놓으면서 2020년, 2021년 주식시장이 빠르게 상승했다. 아울러 한국뿐 아니라 각 세계 정부가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시중에 자금을 풀어놨다. 해당 자금들은 경기를 부양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뿐 아니라 투자 재원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Q. 끝으로 주식을 시작하거나 금융활동에 막 눈을 뜬 대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현대 사회는 금융을 빼놓고 생활할 수 없는 시대다. 경제가 금융화, 증권화, 세계화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 리터러시’가 필요하다. 주식시장은 결코 만만하지 않기에 ‘학습’이 필수적이다. 과거의 경제 역사와 현재의 경제 환경, 그리고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통화·재정정책의 이해가 필요하다. 이해를 토대로 단순한 ‘매매 차익의 수익률’로 접근하지 않고, 사업 혹은 동업자라는 입장에서 성장성 있는 기업의 주인으로 주식을 보유하는 것을 권한다.
임민진 기자<septmimij@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