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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인권적 차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필요”… 장애인 권리를 향한 외침을 듣다

지난해 12월 3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승차 시위를 진행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얼마 전, 시위를 중단하고 장애인의 날인 4월 20일까지 삭발 투쟁 결의식으로 전환했다. 전장연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와 간담회를 가진 후 정책 방향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이 나오기까지 승차 시위를 잠정 중단키로 했다.

<삼육대신문>은 지난 4일 오전 8시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진행한 전장연의 삭발식 현장에 참여해 장애인 권리를 향한 전장연의 외침을 들어보았다. 해당 결의식은 요구안 발언을 시작으로 결의문 낭독 및 삭발식, 연대 발언 순으로 이어졌다.

휠체어에 앉은 시위자들은 철제 사다리를 목에 걸고 쇠사슬을 몸에 묶어 21년간 투쟁한 장애인 권리 보장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전장연은 인수위에 장애인 이동권 및 예산 확보를 요구했다. △장애인 평생교육 △특별교통수단(장애인 콜택시) 운영비 국고 지원 △하루 24시간 활동 지원 △탈시설 권리 예산 788억 원 보장을 주장했다.

이들은 “이동권이 장애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국민들도 탈시설 의제에 대해 공평하게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도 공당의 책임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삭발 결의자 전장연 대의원 배재현 활동가는 차별당한 경험이 담긴 투쟁 결의문을 읽으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인권재단 ‘사람’은 연대문 낭독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혐오 조장과 차별을 멈추고, 따뜻한 관심과 지지를 통해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삼육대신문>은 우리 대학 사회복지학과 윤재영 교수(이하 윤 교수)와 장애인 권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윤 교수는 장애인 이동권에 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현재 장애인은 기차, 고속버스 등 대중교통을 편하게 이용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사회 구성원은 장애인에 익숙하지 않기에 측은하게 바라볼 뿐 특별한 제도를 마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교수는 “사실 장애는 존재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다만 우리의 인식 속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별하려는 현상이 작용할 뿐”이라 주장했다. 그는 장애인 권리 보장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보장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사회가 장애인과 친밀하게 지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사회에서 같이 생활하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이들을 배제하거나 특수하게 관리를 하는 것이 현안”이라고 문제점을 언급했다.

윤 교수는 “이전부터 장애 시설과 장애인에 대한 제도가 올바르게 구축됐다면 현재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난 21년간 개선되지 않은 장애인 시설과 제도에 아쉬움을 표했다.

특히 전장연 지하철 시위에 대해 “20년 동안 관심을 받지 못한 전장연의 주장이 최근 화제가 된 이유는 정치적 역학관계와 맞물렸기 때문”이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인권적 차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장애와 관련된 문제를 바라볼 때, 정치적인 영향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상현 기자 <dany99914@naver.com>

박수아 기자 <sa7873@naver.com>

배건효 기자 <ghism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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