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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국제공정무역기구 한국사무소 지동훈 대표 “윤리적 소비 관념 높이기 위한 시민사회 주체의식 필요”

우리가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커피, 초콜릿, 바나나는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생산된다. 재료를 생산하기 위해 개발도상국 노동자들은 하루에 12시간 넘게 일하지만, 노동 시간과 강도 대비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한다. 부당한 노동이 이뤄지는 상품은 이뿐일까? 면, 코코넛, 와인 등 일상생활 속 흔히 접하는 대부분의 상품이 불공정한 체계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그래서 기업과 유통업자 간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무역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공정무역’이 등장했다. 공정무역 제품을 통한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기 원하는 소비자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공정무역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많지 않고, 종류도 다양하지 못해 아쉽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공정무역기구 한국사무소 ‘페어트레이드 센터’가 지난 3월 서울시 종로구에 문을 열었다.

<사진=배건효 기자/ 페어트레이드 센터>

페어트레이드 센터 1층에는 공정무역 원두를 사용해 판매하는 카페, 2~3층에는 국제공정무역기구 사무실이 들어서 있다. 지하 1층은 국내 최초 공정무역 인증 제품만을 모아 파는 오프라인 매장이 위치했다. 티셔츠, 에코백, 설탕 등 280여 가지 상품이 모여 있어 윤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 사진=임민진 기자/공정무역 인증 면화 제품>

<삼육대신문>은 국제공정무역기구 한국사무소 지동훈 대표 만나 공정무역과 페어트레이드 센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임민진 기자/지동훈 대표>

Q. 국제공정무역기구(Fairtrade International)는 다른 조직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가.

– 공정무역의 대표적인 양대 기구로 국제공정무역기구와 세계공정무역기구가 있다. 국제공정무역기구는 유일하게 공정무역 인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1단계로 독립적 인증 기관인 ‘FLOCERT’로부터 원료 인증 및 감사를 받는다. 2단계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출시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취득해 공정무역 제품에 인증 마크를 붙인다.

국제공정무역기구는 소비자들이 공정무역 마크를 통해 안전성, 윤리성, 지속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다. 우리는 국제공정무역기구의 인증 마크가 붙은 공정무역 제품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인증 마크는 공정무역 인증을 허가받은 수입업자를 통한 원료 수입과 허가받은 제조업자를 통한 제조 과정을 거쳐야만 사용할 수 있다.

Q. 2016년 9월, UN은 범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7가지 지속가능개발목표인 SDGs를 제시했다. 공정무역 제품은 SDGs 중 12가지에 부합해 지속가능개발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있다. SDGs와 공정무역이 지향하는 방향성과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 2016년부터는 SDGs가 제시되면서 국제사회가 새로운 공동 목표를 가졌다. 더불어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라는 요소를 고려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ESG 경영이 등장했고, 최근에는 ESG가 SDGs까지 포괄하는 개념으로 여겨진다.

SDGs의 17가지 목표 중 12가지가 공정무역의 가치와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공정무역 또한 함께 언급되고 있다. SDGs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목표는 ‘기후변화 대응: 기후변화와 그로 인한 영향에 맞서기 위한 긴급 대응’이다. 기후변화로 등장한 코로나19로 인해 생산에서 유통까지 연계돼 있는 모든 과정에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기업들도 기후변화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공정무역 또한 환경을 생각하고 기후변화를 막고자 노력한다.

Q. 불공정한 무역 체계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 공정무역 상품은 크게 식품, 면화·패션, 화장·뷰티, 귀금속, 주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상품이 생성되는 과정에는 원료 수입업자, 제조업체, 유통업체가 포함된다. 이들과 소비자 사이의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면, 지금까지 소비자는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홍보하는 마케팅 속에서만 구매한 것을 알 수 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경매를 통해 원료들을 구매하는 시스템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경매는 가격 변동이 심해 폭락했을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국제공정무역기구는 농민들과 협동조합이 원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지속가능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공정무역 시스템을 도입한다.

국제공정무역기구는 협동조합에서 생산한 공정무역 인증 원료에 대해 최저가격을 수입업자에게 지불한다. 그리고 추가로 장려금을 냄으로써 해당 돈을 활용해 협동조합이 지속가능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돕는다.

Q. 지난 3월 국제공정무역기구 한국사무소는 ‘더착한커피’와 공정무역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본 협약은 더착한커피 전국 가맹점에 공정무역 인증 제품 도입을 통해 ESG 경영을 실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정무역이 ESG 경영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 최근 코로나19, 이상 기후, 지속가능한 발전과 같은 문제가 떠오르며 기존의 기업들도 ESG 경영을 펼치고 있다. 제조기업의 경우 공정무역 제품을 만드는 일이, 유통기업은 공정무역 제품을 파는 일이 ESG를 모두 충족하는 일이 된다. 기업들은 사람과 지구를 지키는 ESG 경영의 핵심인 안전성, 윤리성,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면 좋겠다. 또한, 소비자도 공정무역 제품을 구매한다면 ESG를 실천하는 일이 될 수 있다.

Q. 소비자들이 공정무역에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 SNS를 활용해 공정무역 제품 사용을 인증하거나 공정무역 제품을 이용하는 가게를 칭찬하는 챌린지를 진행해 사람들의 관심을 증가시켜야 한다. 앞서 언급한 방식을 통해 공정무역이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일상 속에서 친근하게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SNS를 활용해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한다면 시민들도 스스로 주체 의식을 가지며 자신의 소비가 올바른지 돌아볼 수 있다.

선진국의 경우 소비자들이 공정무역 시장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는 추세다. 우리나라 역시 소비 의식이 발달해야 한다. 내가 입고, 먹고, 쓰는 제품을 누가, 어디서, 어떻게 생산했고, 사회와 지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공정무역을 통해 곰곰이 생각해 보길 바란다.

임민진 기자<septmimij@naver.com>

배건효 기자<ghism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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