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가 영하 20도 가까이 떨어질 정도로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혹한의 추위를 오직 연탄에 의지해 견뎌야 하는 이웃들이 있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전국 연탄 사용 가구는 총 8만1721가구로 집계됐다. 그중 ▲소외 가구 3만5966(44%) ▲수급자 2만4810(30.4%) ▲차상위 8040(9.8%) 등의 경제적 빈곤 가구가 전체의 84.2%를 차지했다.
2021년 전국 연탄 사용 가구는 총가구 수 대비 0.39%이며, 이는 2019년 연탄 사용 가구에 비해 18.6% 감소한 수치다. 연탄 사용 가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연탄을 고정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취약계층은 여전히 존재한다. 연탄 사용 가구는 경제적 능력이 없고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과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고지대, 달동네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연탄 나눔 활동이 급격히 줄었다. 지난 2년간 기업과 단체 등에서 진행하던 대규모 연탄 봉사가 중단되면서 봉사자들의 발걸음도 끊겼다.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듦과 동시에 연탄 기부금도 급감했다. 연탄 사용 취약계층을 위해 정부와 기업, 개인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 이에 우리 대학 글로컬사회혁신원과 한결 총학생회는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읍, 진건읍, 다산동 일대에서 ‘사랑의 연탄나눔’ 봉사 활동을 펼쳤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남양주 서부희망케어센터와 연계한 이번 봉사에는 재학생과 교직원 및 가족 등 50여 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퇴계원 1지역 3가구, 2지역 1가구, 진건과 다산에 각각 1가구씩 모두 6가구에 각 500장씩 연탄을 지원했다.
총학생회는 앞서 개교 116주년을 맞아 연탄 기부 행사를 열어 약 1200장의 연탄을 마련했다. 여기에 사회봉사단의 지원이 더해져 3000장의 연탄을 마련했다. 사회봉사단은 원활한 활동을 위해 현장을 미리 찾아 답사하고, 지원 가구와 필요 인원, 적절한 인원 배치 등을 사전에 계획했다.
이날 행사는 9시 30분에 집결지에 모여 활동 장소로 이동 후 12시까지 전개했다. 친구의 권유로 처음 참여했다는 한정우(사복,22) 학우는 “평소 언론매체에서만 접했던 터라 직접 돕고 싶어 지원했다. 다들 처음 본 사이였지만 협동하면서 하나가 되는 기분이 들었다. 다른 봉사에 비해 힘이 들지만,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활동할 수 있어 뜻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선희 글로컬사회혁신원 사회봉사단 과장은 “우리 사회의 연탄 사용 가구가 줄기는 했지만, 관계 기관에 알아보니 아직도 연탄으로 겨울을 나야 하는 주민들이 있었다. 3년째 지속한 활동인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우리 모두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곳은 어디일까 돌아보면 좋겠다. 사회봉사단에서 봉사자를 모집하거나 학생들과 연계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가격 동결로 연탄은 올해도 한 장당 800원이다. 3.65kg의 연탄이 36.5°의 정상 체온을 유지하고 365일을 따뜻하게 만든다. 올겨울, 자신의 손으로 직접 온기를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배건효 기자<ghism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