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보축전 활동 개선 등 9개 안건 논의
제63대 총학생회와 학생처가 공동 주관한 ‘2023년 하계 간담회’가 지난달 16일 백주년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간담회는 2학기 행사와 학내 여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총학생회 임원진 16명과 김일목 총장, 김현희 부총장, 제해종 교목처장, 류수현 학생처장, 양재욱 사무처장, 최성욱 교무처장, 이병희 기획처장이 참석했다.
임채진(경영,19) 총학생회장의 개회 선언을 시작으로 시작 기도, 내빈 소개, 총장 격려사, 안건 발의 및 답변, 학생처장 총평, 맺음 기도, 폐회 선언 순으로 진행됐다. 사회는 이지호(항공관광외국어,21) 총학생회 복지국 부장이 맡았다.
기획정책국, 복지국, 학술지원국, 회장단 등 총학생회 4개 부처에서 안건을 준비했다. ▲핵심 인성 교양 과목 성적평가 비율 완화 ▲셔틀버스 배차간격 조정 ▲총장 선출 정보공개 및 추천위원회 학생대표 반영 ▲천보축전 활동 개선 및 교비 증액의 건 ▲생활교육원 선발 기준 변경 ▲생활교육원 점호 시스템 폐지 ▲생활교육원 통금시간 완화 ▲총학생회 홈페이지 개설 ▲파인하우스 육류 도입 등 총 9개의 안건을 다뤘다.
◇핵심 인성 교양 과목 성적평가 비율 완화
김예은(사회복지,19) 총학생회 학술지원국장이 안건을 발의했다. 김 국장은 “선교가 목적인 종교 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이 가중돼 그 의미가 변질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수강 과정에서 교인과 비교인 사이의 지식 차이로 인한 형평성 논란이 발생한다”고 덧붙이며, 핵심 인성 교양 과목 성적평가 방법을 ‘별도상대평가4’에서 ‘별도상대평가3’으로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최성욱 교무처장은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8월 말 교무위원회 최종 결의 후, 내년 1학기부터 변경된 성적평가 방식을 적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셔틀버스 배차간격 조정
모정연(사회복지,21) 총학생회 복지국장은 “‘대학 셔틀버스 배차 간격 및 학생 만족도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355명 중 85%(285명)가 현 셔틀버스 배차 간격에 ‘불만족’했다”며 학생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모정연 국장은 “셔틀버스 이용자가 많은 시간대임을 고려하지 않은 긴 배차간격은 학생들의 학습환경을 보장하지 못한다”며 “학생들이 자주 이용하지 않는 시간대의 배차를 늘리고, 자주 이용하는 오후 시간대의 배차를 줄여달라”고 요청했다.
이 안건에 대해 양재욱 사무처장은 “학생들의 불편함을 인지하고 있다”며 2학기부터 변경된 시간표를 설명했다. 학생 이용률이 높은 시간대인 ▲15시와 16시, 기존 2편이던 버스 운행을 3편으로 늘리고 ▲17시에는 3편 운행 유지, ▲18시에는 1편에서 2편 운행으로 증편한다.
◇총장 선출 정보공개 및 추천위원회 학생대표 반영
서혜미(인공지능융합,21) 총학생회 기획정책국장은 학생 참여 비율 없이 총장을 선출하는 우리 대학의 총장 선거 방식을 꼬집었다. 현재 우리 대학의 간접선거로 총장을 선출하며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직접적인 참여가 없다. 이에 서 국장은 학생대표 1인 신설과 의결권 부여, 총장 후보 정보공개, 전체학생대표자회의 신설을 요구했다.
최성욱 교무처장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학생 위원과 학생 의견 반영의 필요성을 느낀다. 그러나 해당 안건은 대학이 아닌 법인 이사회의 관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며 “안건을 검토해 법인이사회에 전달할 예정. 다만 절차가 복잡해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보축전 활동 개선 및 교비 증액의 건
서혜미 국장이 계속해서 발의했다. 서 국장은 “실내 공연 시, 군중 밀집으로 인한 사고 발생 가능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위험성을 제기하며 야외 축제 진행을 건의했다. 또한 “타 대학에 비해 부족한 우리 대학의 축제 예산으로 인해 학생 참여와 지역의 관심이 하락하고 있다”며 천보축전 예산 확대를 사정했다.
류수현 학생처장은 “예산을 증액하기엔 행사까지 시간이 많지 않아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천보축전 야외무대 설치에 대해서 “운영 편의와 시설 문제로 인해 실내 운영을 고수해 왔고, 지난해 강당 리모델링으로 무대 상태가 개선됐다. 야외무대로 축제를 진행하는 것 역시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일목 총장은 기독교 대학으로서 운영하던 문화적 전통 문제, 캠퍼스 인근 중·고등학교 수업 방해 문제, 야외무대 설치 비용 문제 등을 언급하며 야외무대 설치 시 우려되는 부분을 설명했다. 이에 임채진 회장은 “이틀 동안 실내 무대 설치하는 비용과 야외무대 설치 비용 하루치의 금액 차는 크지 않다”며 축제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과 긍정적인 인식을 위한 축제 환경 개선을 피력했다.
간담회 이후 총학생회는 “우천 시 실내 운영을 지속하나 학교 당국으로부터 2학기 천보축전 야외무대 설치 및 야외 축제 개최를 약속받았다”고 전했다. 총학생회는 현재 야외무대 업체 선정을 진행 중이며 연예인 라인업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생활교육원 선발 기준 변경
총학생회가 생활교육원 입사생 9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생활교육원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42명의 학생이 입사 선발 기준에 대해 ‘불만족’을 나타냈다. 현재 우리 대학은 생활교육원생을 선발할 때 이전 학기 명예 점수를 가장 우선시하고 있다. 서혜미 국장은 “이전 학기 명예 점수가 없거나, 본가와의 거리가 멀어도 명예 점수가 낮으면 미선발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생활교육원 선발 시, 본가와 학교까지의 직선거리 측정, 사회적 약자 우선 선발 기준표 명시, 명예점수 차감 형식 변경 등을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활교육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제해종 교목처장은 “본가와의 거리와 통학 시간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기에 직선거리로만 판단할 수 없다”며 생활교육원 측 의견을 전했다. 학생들이 가장 불만을 토로하는 명예 점수에 대해서는 “생활교육원의 교육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폐지는 불가능하나, 학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 처장은 “현재 구체적인 사회적 약자 우선 선발 기준표가 존재하지 않지만 사회적 약자의 우선 선발을 암묵적으로 실행해 왔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제해종 처장은 유학생 수요가 증가해 공간이 협소해짐에 따라 기존 재학생들이 미선발되고 있는 현 상황에 유감을 표했다. 사용이 적은 건물을 활용하는 것을 염두하고 있다며 “원활한 선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내부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생활교육원 점호 시스템 폐지
이후 복지국의 안건 발의가 이어졌다. 모정연 국장은 “현재 우리 대학의 생활교육원은 매일 밤 11시에 점호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23시 점호와 관련해 학우들이 불만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며 서두를 놓았다. “23시 점호가 학생들의 사생활, 수면권, 자율적 학습권을 침해한다”며 23시 점호의 문제점을 알렸다. 이에 격주마다 청소 점호를 진행하는 시스템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제해종 처장은 대면 점호의 불편함에 대해서는 공감했지만 “우리 대학의 기숙사가 ‘생활교육원’으로써 학생들의 안전과 생활 방식을 교육할 의무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 “기존의 점호 면제권을 한 학기에 15번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와 같은 답변에 임채진 회장과 지준환 부회장은 “학생들 모두 성인”이라며 자유와 자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류수현 처장이 나서 “생활교육원 입사는 곧 학교의 관리하에 생활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의 사생활 및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나 학생 보호 의무가 있는 학교의 책임 또한 존중해줄 것을 학생들에게 부탁했다.
◇생활교육원 통금시간 완화
모정연 국장은 “학생들이 외부 활동 이후 서울 학교까지 귀가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11시 통금 시간은 학생 활동에 제약이 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통금시간 만족도 조사 결과 97명 중 79명이 매우 불만족을 선택했다”며 통금시간을 23시에서 24시까지 연장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제해종 처장은 “특수한 상황으로 인해 통금시간까지 귀가가 어려운 학생은 직접 협의를 통해 해결 방안을 도출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추가로 김수지(동물생명자원,19) 총학생회 연대집행국장은 “통금시간, 점호 시스템과 관련해 기숙사 관계자 교육을 철저히 진행해 학생들이 억울하게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총학생회 홈페이지 개설
김예은 국장이 학술지원국의 안건 발의를 이어갔다. 김 국장은 “총학생회 소개, 소식, 학생청원, 이벤트, 자료실 등의 페이지를 탑재해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홈페이지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국장은 서울의 주요 대학 22곳 중 15곳이 홈페이지를 개설해 운영 중인 사실을 전했다. “SNS를 이용하지 않는 학우들까지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소통창구가 될 것”이라며 기대효과를 설명했다.
이병희 기획처장은 “총학생회 측에서 홈페이지 관리와 유지를 담당할 수 있다면 학교 측 지원이 가능하다”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파인하우스 육류 도입
마지막으로 회장단의 안건을 논의했다. 육류 도입은 지난 2017년 이후 7년 동안 논의해온 고질적인 문제다. 임채진 회장은 “교내 학식당은 학생들의 주요 복지 시설임에도 현재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발의했다. 그 이유로 육류 메뉴의 부재를 언급하며 “학식당을 이용하는 재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육류 도입 제한으로 인한 이용률 저하는 학생 복지 및 권리를 축소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의 의견을 강하게 대변했다.
이어 회장단은 사전 조사에 참여한 재학생 1532명 중 총 1399명이 ‘육류 도입을 찬성했다’는 조사 결과를 알렸다. 임채진 회장은 설문조사를 근거로 “대학 구성원 대부분이 육류 도입을 원하고 있다”며 교리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육류 메뉴를 도입해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일목 총장은 “이번 안건은 수용 범위 외의 문제”라며 입을 열었다. 김 총장은 우리 대학의 교육 이념, 철학, 목적을 강조했다. “삼육의 목적은 영성, 지성, 신체의 건강을 균형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성경 속 채식 식단을 채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육체 건강을 위한 채식 식단의 퀄리티 개선, 메뉴 변경은 충분히 논의해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보충 설명 없이 절대적으로 육식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에 임채진 회장은 학생 식당 육류 도입 관련 공청회 개최를 제안했다. “학교 측이 채식 식단을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학생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김일목 총장은 “설명할 기회가 부족했다”며 공청회 개최 의견을 수렴했다.
모든 안건이 논의된 후, 류수현 학생처장은 “대학 설립 이념과 가치를 바탕으로 건강한 학생들의 모습을 위해 고민할 것이다. 학생처는 앞으로도 귀를 열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총평했다.
전지은 기자<jwings_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