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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경기 지연에 소통 오류까지 … 혼란의 체육대회, 원인은?

지난 5일, 우리 대학 운동장에서 체육대회가 열렸다.

<사진1=전지은 기자/체육대회 전경>

총학생회는 기존 구기 종목(축구, 피구)에 발야구와 농구 경기를 신설하고 육상 종목(혼성 계주)에 남·여 단거리 달리기와 줄다리기를 추가했다. 경기 중간중간 ‘박 터트리기’, ‘장애물 이어달리기’ 등 미니게임도 진행하며 다양한 종목으로 체육대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체육대회 첫 순서인 가장행렬이 지연되며 첫 경기인 줄다리기 예선전은 예상 시간보다 30분 늦게 시작됐다. 줄다리기 선수로 참여한 학우들에 따르면, 참가자 명단을 확인하고, 경기장을 정리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첫 경기부터 지연되며 이후 일정들도 몇 시간씩 밀렸고 오후 4시 예정이던 축구와 피구 결승 경기가 2시간 가량 미뤄졌다. 장시간 대기에 지친 학우들은 운동장을 떠났고 우승학과인 물리치료학과만 남아 시상식이 진행됐다. 폐회식과 경품 추첨은 아예 진행도 못했다.

<사진2=김나영 기자/축구 경기 사진>

체육대회 당일, 일정 지연과 지연 상황에 대한 공지 부재까지 더해져 체육대회 참여한 학우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총학생회 측의 공지가 부족해 선수들은 지연된 경기 일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육상 종목과 발야구 경기에 참여했던 A 학우는 <삼육대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계주 경기를 앞두고 운동장에서 20분간 대기하던 중 총학생회에서 선수가 안 나왔다는 말을 전해 듣고 당황했다”며 소통 부족 문제를 꼬집었다.

공연팀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기존에 전달받은 공연 일정에 차질이 생겨 공연팀이 재량 장소를 찾아야 했다. 공연팀에서 활동한 B 학우는 “공연을 준비하던 모든 동아리가 눈치를 보며 대처를 기다렸다”며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어 “공연을 시작하려면 트랙이 통제됐고, 통제에 따라 공연을 중단했음에도 30분 동안 아무런 경기가 진행되지 않아 의아했다”며 당일 느꼈던 답답함을 표했다.

<사진3=전지은 기자/체육대회 순회공연>

마찬가지로 공연팀에 소속된 C 학우도 트랙 통제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트랙을 통제할 때 구령대에서만 공지할 게 아니라 학과별, 동아리별로 직접 공지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열심히 준비한 공연을 제대로 선보이지 못해 속상했다”며 아쉬워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학우 모두 ‘소통 문제’를 지적했다. 총학생회 내부, 총학생회와 운영지원단 간의 소통 부족으로 현장이 통제되지 못하고 경기 순서는 한없이 지연되며 학우들의 피로가 가중됐다.

체육대회 운영지원단으로 활동했던 익명의 D 학우에 따르면, “총학생회 임원들과 체육대회 운영지원단 팀장들은 원활한 소통을 위해 무전기를 소지하고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무전기로 전달해도 될 사항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등 행사 운영이 비효율적이었다. 소통 오류로 경기 집계에도 혼선을 빚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4=김나영 기자/체육대회 전경2>

총학생회는 다양한 종목과 게임을 통해 참여한 학우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체육대회를 준비하려 노력했다. 그러나 빡빡한 일정과 그에 대한 대비책을 고려하지 못했다. 행사 전반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됐다는 것이 학우들의 지배적인 여론이다. 이에 <삼육대신문>은 김수지 연대집행국장(이하 김 국장)과 체육대회 운영에서의 문제점과 총학생회 내부 사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Q. 연대집행국의 구체적인 업무는?

– 연대집행국은 집행위원회 주관의 연대 및 집행 활동 제반 사항을 담당한다. 국장 1명, 부장 3명으로 구성되며, 국장은 전체적인 사업을 확인하고 총 3명의 부장 중 한 명이 사업을 직접 총괄하는 실무자 임무를 수행한다. 다른 2명의 부장은 참고 문헌을 조사하고 조사한 정보를 바탕으로 세부 계획을 세우며 실무자를 지원한다. 이번 체육대회도 부장 1인이 행사를 총괄했다.

Q. 체육대회 준비 과정은?

– 이번 학기부터 국장직을 맡게 돼 체육대회를 포함한 연대집행국의 전체 사업을 인수인계받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체육대회 기획 과정에서 최대한 모든 학과의 일정에 맞춰 대진표를 짜려 노력했다. 행사를 준비·진행하며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체육대회 경기 도중 부상자가 발생하면 바로 치료하거나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총학생회 임원 모두 사전 안전 교육을 이수했다.

Q. 개강 이후 축제와 체육대회 운영지원단을 모집했다. 모집 목적과 구체적인 업무 분담은?

– 총학생회 전체 임원은 27명이다. 5000여 명의 학우를 인솔하기에 인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수월한 통제를 위해 운영지원단을 모집했다. 축제 운영지원단과 체육대회 운영지원단을 각각 모집했다. 축제 운영지원단은 공연지원팀, 응급안전팀, 부스지원팀으로 체육대회 운영지원단은 부스지원팀, 응급안전팀, 현장지원팀으로 구성했다. 각 팀에 총학생회 임원을 배치해 업무를 분담했다.

Q. 작년 체육대회와의 차별점은?

– 작년 체육대회 만족도 조사 결과, 다양한 경기를 진행하지 못해 아쉽다는 답변이 많았다. 이에 올해는 구기종목에 농구와 발야구를 신설해 축구, 피구, 농구, 발야구 경기를 진행했다. 육상 종목도 기존 계주 경기에 단거리 달리기와 줄다리기를 추가했다. 작년 ‘삼징어 게임’ 같은 이벤트 경기인 ‘박 터뜨리기’, ‘장애물 이어달리기’를 준비하기도 했다. 올해 체육대회는 작년보다 더 많은 종목을 추가해 단합력을 높이고 체육대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활동을 기획하려 노력했다.

Q. 체육대회가 2시간가량 지연되며 경품 추첨, 폐회식이 취소됐고 이에 많은 학우가 불만을 드러냈다. 총학생회가 진단한 이번 체육대회의 문제점과 그 원인은?

– 운동장 대관 문제로 예선 경기부터 난항을 겪었다. 월요일과 목요일은 운동장 대관이 불가능했고 참여 학과의 일정도 고려하다 보니 예선 경기 일정을 잡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 체육대회 이전에 진행했어야 할 3·4위전 경기를 체육대회 본 순서로 포함했다. 무리한 일정인 것을 알고도 추진했으나 이에 대한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무엇보다 행사 기획 과정에서 국서 내 소통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생각한다.

Q. 체육대회 진행 과정에서 학과별 소통 방식은?

– 체육대회 예선 단체 대화방에 총학생회장, 연대집행국장, 각 학과 학회장, 체육부장을 초대해 모든 내용을 공지했다. 공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 때는 개인적으로 연락하기도 했다. 체육대회 당일에는 소통 방식이 체계적이지 못해 공지가 미흡했다.

Q. 체육대회 당일 현장 상황은?

– 체육대회 총괄 실무자가 자료를 공유하면 국장이 확인하는 방식으로 체육대회를 준비해왔다. 서로 의견이 맞지 않을 때도 있었고 갈등이 생기면 자연스레 사업 내용을 공유하지 않는 등 소통이 줄었다. 이후 체육대회 현장 지휘 과정에서 소통 부재의 결과가 나타난 것 같다.

Q. 행사 직후 학우들을 대상으로 피드백을 수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파악한 문제점은?

– ‘총학생회와 학과 사이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앞으로는 국서 내외부로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교육서와 기획안을 꼼꼼하게 작성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또한 행사 진행 전 리허설을 진행할 방침이다.

Q. 연대집행국장으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 체육대회에 대한 학우들의 피드백을 수렴하고 체육대회 결과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TF팀을 비롯해 남아있는 사업을 집행·관리하려 한다.

마지막으로 김 국장은 “행사 일정이 2시간이나 지연되며 경품 추첨 순서도 취소됐다. 학우들이 느꼈을 피로와 실망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하고 “체육대회 행사 기획 자체가 큰 도전이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교훈으로 삼을 수 있게 됐다. 임기 마지막까지 학우들을 위해 봉사하고 노력하고 싶다”고 전했다.

전지은 기자<jwings_02@naver.com>

김나영 기자<kimny03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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