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법정 최저임금은 9860원. 지난해보다 240원 올랐다. 그러나 임금 인상에도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아르바이트생이 많다. 지난 1월, <알바천국>이 158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근무 중인 아르바이트생의 67.2%가 임금 상승을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가 무엇일까. ‘물가인상’(50%)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그 밖에 ▲‘임금 인상 폭 저조’(33.2%) ▲‘임금 인상이 실제로 적용되지 않아서’(19.1%) ▲‘근무시간 축소 등으로 총임금은 비슷하거나 줄었기 때문에’(10.7%) 순이었다.
⯁최저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의 상관관계
서울시립대 송헌재 교수가 2020년 발표한 ‘최저임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1% 상승할 때 물가는 0.07% 상승한다. 송 교수는 “최저임금의 상승은 물가인상이나 일자리 상실 같은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며 최저임금을 올리는 것이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시사했다.
또한,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경영계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고용주가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상품 물가를 올리게 된다”고 분석했다.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김민서(사회복지,22) 학우는 “최근 근무지에서 판매하는 상품 가격이 최소 100원에서 최대 500원가량 상승했다. 이에 비해 최저임금은 겨우 200원 상승한 상황”이라며 임금 인상보다는 물가 상승이 체감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감소하는 근로 시간, ‘쪼개기 고용’ 문제
실제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는 고용주뿐 아니라 아르바이트생에게도 부담으로 돌아왔다. 김채원(항공관광외국어,22) 학우는 바쁜 시간대 2~3시간만 고용하는 ‘쪼개기 고용’에 대해 언급하며 “인건비 증가로 인해 고용주들이 쪼개기 고용하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김 학우는 “이로 인해 노동에 비해 시급이 적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쪼개기 고용에서 파생돼 주휴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 주 15시간 미만으로만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매장도 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5시간 미만 근로자 수는 158만 명으로 2000년 대비 114만 명 증가했다. 이러한 근로 형태로 인해 총임금이 전년 대비 비슷하거나 줄어든 아르바이트생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최저 임금 산입 범위 개편 시급
정부는 올 1월부터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확대했다. 기존에는 최저임금에 기본급만 포함됐으나 2024년부터는 현금성 복리후생비(식비, 숙박비 등)와 월별 상여금 전액을 포함해 산정된다. 만약 고용주가 아르바이트생에게 식비 30만 원을 제공했다면 올해부터는 총 월급 200만 원 중 식비를 제외한 금액(170만 원)만 지급해도 최저임금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 범위 확대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는 꼼수’라며 정부에게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지원(유아교육,23) 학우는 이와 관련해 “최저임금 개편 정책으로 보다 나은 경제생활을 하고 싶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최저임금 문제는 아르바이트생과 고용주의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문제이다. 둘 중 하나의 입장에만 치중된 정책을 내놓거나 단순히 최저임금액을 조정하고 지원금을 투입하는 것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정부는 아르바이트생과 고용주의 입장을 모두 고려한 실질적인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
황서현 기자<blacksmith315538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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