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부가 ‘융합적 인재 양성’을 목표로 무전공 선발 제도 확대 지침을 내렸다. 이에 수도권 주요 대학들은 무전공 선발 제도를 빠르게 신설하는 추세다.
기존 대학 입시는 특정 전공을 목표로 한 학생들을 선발하는 방식이 주류였다. 그러나 2025학년도 대입 모집부터는 무전공 선발 제도의 영향으로 전공을 정하지 않고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늘어날 예정이다.
◆ 무전공 선발의 장·단점
무전공 선발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전공을 정하지 않고 모집 후 대학 내 모든 전공을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방식과 계열 혹은 단과대학 내에서 전공을 선택하는 방식이 있다.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이 제도의 가장 큰 장점이다. 청년재단이 지난 1월 청년 3822명을 대상으로 ‘자율전공’에 대한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5%가 ‘진로 탐색과 직업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기대 효과로 ‘적성과 흥미에 맞는 전공 선택 가능’(41.8%), ‘다양한 전공 탐색 기회 제공’(32.4%) 등이 꼽혔다.
또한 무전공 선발 제도는 전공 선택에 대한 스트레스를 완화한다. 종로학원이 지난 3월 수험생 110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4.5%(문과 수험생의 74.2%, 이과 수험생의 57.7%)가 무전공 선발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대학에서 여러 경험 후 전공을 결정할 수 있어서’(37.7%)가 가장 많았고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학생에게 좋다’(36.8%), ‘다양한 학문을 접해볼 수 있고 기회가 많아질 것 같다’(8.8%)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무전공 선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정부가 양적 목표를 제시하며 추진하는 무전공 확대 정책은 특정 학과 쏠림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 체계적인 제도 운용의 필요성
<삼육대신문>은 무전공 선발에 대한 전문가의 견해를 듣기 위해 교직과 소속 박완성 교수를 찾았다. 박 교수는 현재 스미스학부대학에서 교직 관련 교양과목을 담당하고 있다. 입학처장 보직을 역임한 바 있으며 우리 대학 1·2학년 대상 진로교육 프로그램인 ‘인생설계와 진로’ 교재를 집필했다.
아래는 박 교수와의 일문일답.
Q. 무전공 선발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는?
– 장·단점이 있다. 진로 변화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에게는 분명 이로운 제도다. 그러나 이 정책에 찬성하기보다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무전공 선발 제도는 대학에서 진로 교육을 다시 해야 한다. 이는 초·중·고등학교에서 진행해 온 진로 교육에 대한 불신이 내포돼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도부터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 교육을 목표로 하는 진로교육법이 시행됐다. 대부분의 초·중·고등학교가 정부의 시책에 맞게 진로 교육을 제공해 왔다. 무전공 선발 제도는 이러한 진로 교육의 노력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여겨진다.
Q. 학과 쏠림 현상을 비롯해 우려되는 부분은?
– 어떤 전공에도 소속되지 않은 1학년 학생의 학업 지도를 누가 맡을지 혼란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교수들이 무전공 1학년들의 전공 선택에 어느 정도로 관여해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어 모호하다.
Q. 보완책이 있다면?
– 무전공으로 입학하는 1학년 학생들을 위한 교육과정 구성이 중요하다. 전공 준비에 필요한 교양과목과 다양한 탐색 과목 개설 등 구조화된 교육과목 체제가 필요하다. 무전공 학생을 위한 전공 교수들의 관심은 무조건 동반돼야 한다. 선배들이 진행하는 전공 설명회를 개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Q. 무전공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당부한다면?
– 1학년 때 충분한 학과 탐색의 기간을 가지며 전공 선택 유예기간을 현명하게 보내야 한다. 이 시기에는 진로 교육의 5대 목표인 직업 세계에 대한 이해,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의 증진, 정보탐색 및 활용 능력의 함양, 일과 직업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및 태도 형성 등 미래에 필요한 역량을 함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나영 기자<kimny0306@naver.com>
김민지 기자<minjispr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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