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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9월 8일 일요일

학생인데요, 기자입니다

어느덧 신문사에 들어와 1년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처음에는 늘 그렇듯 의지가 가득했다. 비록 학보사 소속의 ‘학생기자’지만 그래도 언론인이라는 사명감에 매일 밤 ‘저널리즘’을 떠올리며 부푼 마음으로 잠들었다.

그러나 전업 기자가 아니라는 현실에 부딪힐 때마다 미숙한 내 마음도 같이 쪼그라들었다. 내 의지와는 달리 기사를 위해 모든 것에 전념할 수는 없다는 현실의 벽은 높았다.

학업과 병행하며 시간의 한계에 부딪혔고, 전문성의 부족으로 인한 범위의 한계에도 가로막혔다. 무엇보다 ‘학생기자’라는 신분은 올바른 취재와 명확한 전달에 큰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한 번은 교내 부서에 인터뷰 요청을 했다가 “삼육대신문사면 뭐 동아리 같은 거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나는 “공식 자치 기구입니다”라고 답하며 멋쩍게 웃었다. 아닌 척 했지만 그런 내 모습이 한껏 초라하게 느껴졌다.

모자란 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해 전문가 인터뷰라는 좋은 장치를 마련했다. 그러나 끊임없이 전문가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하고 정리해 기사를 작성하다 보니 내가 기자가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기자이지만 학생이고 학교의 일원이기에 마음껏 표현할 수 없는 부분도 다수 있다. 교내 부서와 접촉하거나 인터뷰하는 모든 입장에서 철저히 ‘을’이 될 때가 많다. 기사를 쓰고도 학교의 눈치를 보는 상황 역시 자주 발생한다.

학교와 학우들은 학생 언론과 그 중요성에 관심이 적다. 험난한 취재와 마감을 마쳐 기사를 발행해도 저조한 관심에 낙담하기도 한다. 학우를 위해 존재하는 학보사지만, 독자들의 관심 밖에 있는 이유가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기자들은 학우들을 위한 신문을 작성하고자 많은 애를 쓴다. 기사 아이템을 찾는 날부터 마감일까지 밤을 지새우는 건 기본이다. 취재를 위해 하루에도 수 통의 전화를 돌리며 취재 요청과 인터뷰를 요청하기도 한다. 우리가 마음만은 여느 프로 못지않은 아마추어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전문성도, 실력도 다소 모자란 ‘학생기자’이지만, 학생의 목소리를 가장 생생하게 담을 수 있는 것이 우리가 가진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소수든, 다수든 우리 대학 학우들의 목소리를 사회에 알릴 통로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전달하는 것이 학보사의 역할이고 의무이자 책임이다.

비록 아마추어지만 우리는 어엿한 학보사 기자다. 그렇기에 학교와 구성원들에게는 많은 존중을, 또 학우들에게는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기사를 쓰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는 변하지 않을 굴뚝같은 우리의 의지다.

송겸 기자<salvadorinmyro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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