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마약 범죄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달 8월, 대학생 연합 동아리의 실체가 마약동아리였던 사실이 밝혀져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해당 동아리는 대학생들이 애용하는 대외활동 커뮤니티 앱인 ‘캠퍼스픽’에서 전체 2위(이용자 수 기준 약 300명)에 이를 정도로 대형 동아리였다. 조사 결과, 회장인 A씨와 다른 피의자들은 회원들에게 ‘대마’ 권유를 시작으로 점차 강도가 강한 마약에 이르게 했다.
마약을 구하는 일도 어렵지 않았다. 이들은 다크웹, 텔레그램 등 온라인 거래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손쉽게 마약을 얻었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어플리케이션이 마약 거래처로 사용된 것이다. A씨는 가상화폐를 텔레그램 마약 딜러에게 전송하고 은닉장소(좌표)를 전달받는 방법으로 마약을 매수했다. 구매 후에는 온라인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유튜브’를 통해 투여 방법을 익히고 영상을 시청하며 ‘마약 투여 예행연습’을 했다.
유튜브를 통해 투약 방법뿐 아니라 새로운 마약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했다. 익숙하고 재미있는 영상 내용이 마약에 대한 거리낌을 완화하고 호기심을 유발한 것이다. 실제로 한 영상에서는 환각효과를 일으키는 ‘사이키델릭’ 약물을 새로 개발된 신약이라며 구독자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정서적 혼란, 불안, 공황 발작을 유발하는 법률상 마약에 속했다. 연령 상관없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유튜브 영상을 통해 대놓고 마약을 홍보한 셈이다.
인터넷상에서 마약 영상과 관련 내용이 무차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플랫폼마다 제재가 강화되지 않은 것이 젊은 세대 마약 범죄 증가의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이전에 비해 다양한 시청각 자료들로 마약을 접하게 되며 사람들은 심각성과 위험성에 대해 무뎌지고 있다.
유튜브에 게재된 마약 관련 영상의 댓글을 보면 “실제 마약 하는 기분이 들어 종종 찾아온다”거나 “영상을 보니 한 번쯤 해 보고 싶다” 등 호기심을 나타내는 사람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유튜브, 텔레그램 등 접근이 쉽고 제재가 부족한 플랫폼을 통해 마약에 대한 경계심이 풀어졌고, 거래도 용이하게 됐다. 이처럼 일상 속 플랫폼이 마약 범죄의 트리거가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도 플랫폼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심각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유튜브에는 중독성 마약을 주입, 섭취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비롯해 중독성 마약 제조, 마약 판매(링크 게재) 등의 영상은 모두 불법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정책을 위반하는 경우 주의, 교육, 최대 조치는 채널 폐쇄가 전부다.
플랫폼들은 수익성을 내기 위해 만들어진 기업들의 상품이다. 기업에서는 수익을 위해 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목적이 있기에 자체적으로 규제나 제재를 가하기 어렵다. 증가하는 마약의 영향력을 저지하기 위해서 정부에서 마약에 대한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각 기업에 적용해야 한다. 법을 위반할 시, 과징금 또는 직접적인 처벌 등을 적용한 대책을 마련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해야 한다.
평소 우리에게 다양한 즐거움과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마약 범죄의 트리거가 되고 있다. 플랫폼을 역이용하는 마약 사범을 처벌하고, 플랫폼 기업에서는 강화된 규제를 만들어 사전 예방에 힘써야 한다. 마약 범죄 단절을 위해 정부와 플랫폼 기업들의 공조가 절실한 시점이다.
김정인 기자<evelyn525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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