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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1일 목요일

변화하는 학과 운영 방식 … 남겨진 학우들의 불만

기획처 신동석 팀장 “맞춤형 지원책 준비할 것”

최근 몇 년간 우리 대학에서는 산업계 변화에 발맞춰 학과 운영 방식을 변경해 왔다. 인공지능융합학부, 항공관광외국어학부 등이 이에 해당된다. 급변하는 사회적 요구와 산업 트렌드에 따라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졸업생들이 다양한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그러나 운영 방식 변경 이후 여전히 불편을 호소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학과 폐지나 통합으로 인한 타 학과 과목 수강, 학과명이 다른 졸업장 등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특히 운영 방식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학교 측에서 학생들과 충분한 소통을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학우들의 어려움

<삼육대신문>은 학과 운영 방식에 변경이 있었던 ▲컴퓨터 메카트로닉스 공학부 ▲경영정보학과 ▲중국어학과 등 4개 학과 소속 학우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1=정지원 기자/IT융합공학과 사무실>

지난 2020년 컴퓨터 메카트로닉스 공학부는 컴퓨터공학부와 IT공학부로 분리됐다. IT공학부는 이후 인공지능융합학과로 재통합됐다. 지난 2018년 컴퓨터 메카트로닉스 공학부에 입학한 A 학우는 “군 휴학 복귀 후 수강 신청란에 수강신청 가능 항목이 없었다”라며 황당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후 학생처와의 연락을 통해 자동으로 컴퓨터공학부에 편입된 것을 알게 됐다. A 학우는 “학과 선택권이 없었다”며 학과 재편성에 대해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또한 현재 수강 중인 전공과목은 모두 일반선택 학점으로 들어가 있어 4학년 2학기에 이수구분변경확인서를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며 학과 운영 방식 변경 이후 발생한 불편사항을 언급했다.

김도성(인공지능융합,20) 학우는 지난 2020년 인문 계열의 경영정보학과로 입학했으나, 2022년 학과 통합으로 현재 인공지능융합학부의 경영정보시스템전공에 재학 중이다. 그는 “학과 통합 이후 전공과목들의 내용이 AI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변경된 전공과목들이 기존에 배우던 내용과 달라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었다”라고 그간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2021년에는 일본어학과와 중국어학과를 통합하고 ‘항공관광’ 분야를 접목한 항공관광외국어학부가 새로 신설됐다. 신설 1년 전, 중국어학과에 입학했던 익명의 B 학우 또한 “학과 통합을 수시모집 요강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며 학과 통합 소식을 몰랐다고 했다. 그는 “기존 일본어학과와 학과 간 교류가 없는 상황이었을뿐더러 크게 관련이 없었던 항공 관광과 통합돼 속상하고 당황스러웠다”고 심정을 밝혔다.

진로 방면에서도 “중국어와 관련된 진로를 위해 진학했으나 심화 전공이 다수 사라졌다”면서 “중국어만을 집중적으로 공부하지 않는 항공관광 분야 학우들도 함께 수강해 어려운 난이도의 중국어를 배울 수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또한 “심화 중국어를 배울 수 없어 복수 전공을 통해 진로 방향을 변경했다”며 학과 통합이 진로에 미친 영향을 설명했다. B 학우는 “항공관광외국어학부 학우들 역시 계속해서 변화하는 커리큘럼 때문에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하며 학과 통합의 목적에 의아해했다.

동물생명자원학과는 지난 2022년 동물자원과학과로 명칭이 변경됐다. 동물생명자원학과에 다니는 C 학우는 “학과 이름 변경안이 단톡방 투표로 진행됐다”고 답했다. 그는 학과명을 변경하면서까지 신입생을 유치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아 학과가 폐지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C 학우는 학교 측의 사전 설명 부족을 꼬집었다. 학과명 변경 이유를 구체적으로 공지하고, 변경 이후 기존 학과생들에게 진로 상담 등의 혜택을 제공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또한 “앞으로 새로 생길 과목이나 더 배우고 싶은 과목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학과 변경 시 커리큘럼을 개선했으면 좋겠다”라고 제안했다.

이처럼 학과 통폐합 및 명칭 변경 학과에 재학 중인 학우들의 불만과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삼육대신문>은 학사 운영 방안을 묻기 위해 기획처 신동석 팀장을 찾았다. 아래는 일문일답.

Q. 학과 통폐합 및 명칭 변경을 시행하게 된 이유는?

  • 급변하는 산업계에 발맞춰 학생들에게 더욱 경쟁력 있는 교육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예를 들면 항공관광외국어학부는 글로벌 관광 산업의 성장에 따른 수요 급증으로 신설됐다. 인공지능융합학부의 신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전략적 결정으로, 기존 학과 통합으로 학문적 융합을 이뤄 새로운 산업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였다. 동물자원과학과로의 명칭 변경은 기존 명칭이 생명과학적 접근에 국한된 인상을 줬기 때문이다. 이를 ‘동물자원과학과’로 변경해 폭넓은 산업 응용과 실무 중심의 학문을 포괄하고자 했다.

Q. 학교 측은 학생들의 불만 사항을 인지하고 있는가?

  • 학과 통합 과정에서 복학한 학생들이 혼란을 겪거나 새로 개편된 학과 간 커리큘럼 차이로 인해 불만 사항이 제기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다만, 개별적 공지에 대한 어려움은 학과 통폐합 및 개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어려움 중 하나다. 향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더욱 세심한 안내와 소통을 제공할 계획이다.

Q. 학과 통폐합 및 명칭 변경이 우리 대학에 불러온 변화는?

  • 통합 학과에 적합한 기반 시설을 확충하고 전문 교수진을 확보하고자 추가적인 재정 지원이 이뤄졌다. 또, 학과 내 트랙제를 도입해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 분야에 맞는 세부 전공을 선택하고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산업계에서 요구하는 기술과 지식을 이전보다 효과적으로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Q. 학과 통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는 충분했나?

  • 학과 통폐합 및 명칭 변경은 매우 중요한 결정이다. 따라서 대내외 소통 및 자문 절차를 몇 차례 거쳐 협의했다. 우선 여러 차례의 설명회와 공청회를 통해 학생, 교수진과 소통했다. 그다음 학계와 산업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를 통해 신설 학과의 필요성을 심도 있게 검토했다. 이후 내부 심의를 거친 뒤, 대학평의원회의 심의까지 받아 학과 개편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확보했다.

Q. 학과 통폐합 및 명칭 변경 재학생들을 위한 지원책은?

  • 학과별 학생들의 요구 사항을 면밀하게 파악한 뒤, 그에 따른 맞춤형 지원책을 준비 중이다. 변화한 커리큘럼에 적응할 수 있도록 상담 서비스, 설명회, 개별 학업 상담을 강화할 계획이다. 추가로 튜터링 프로그램이나 학습 지원 워크숍을 운영해 새로운 과목이나 학습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 한다.

또한 통합 학과에 배정된 취업•진로 관련 프로그램은 그에 맞춰 새롭게 개편됐다. 진로 상담, 직무 관련 워크숍, 산업체 연계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통해 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 한다.

Q. 통폐합 및 명칭 변경을 진행한 학과의 성과는?

  • 우선, 항공관광외국어학부는 서울권 4년제 대학 중 유일하게 항공관광 분야 전문가를 양성하는 학과로 자리 잡아 산업계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융합학부 또한 AI와 반도체 기술의 발달로 산업계의 수요가 높은 편이다. 특히, 정부로부터 매년 약 9억 원 규모의 반도체 전공 트랙 사업 예산 지원을 받아 학생들이 반도체와 관련된 첨단 기술을 학습할 수 있다. 동물생명자원학과 또한 명칭 변경 후 학과의 정체성을 더욱 강화한 상태다.

Q. 끝으로,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당부가 있다면?

  • 학과 통폐합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혼란을 초래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을 표한다. 산업계 트렌드의 변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학교와 학생들 간의 소통에서 부족함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학과 통폐합의 궁극적인 목적은 ‘학생들의 성공’이다. 향후 학생들의 의견을 더 경청하고, 통합된 학과의 학생들이 학업과 진로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김나영 기자<kimny0306@naver.com>
정지원 기자<jiwon0413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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