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우리 대학은 2025학년도 등록금을 4.79% 인상했다. 학교 측은 초기 5.26% 인상을 제시했으나, 2차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 논의 과정에서 학생 측의 의견을 반영해 인상률을 조정했다.
우리 대학은 과거 16년간 등록금을 동결했다. 그러나 ▲소비자 물가 상승 ▲전기료 및 인건비 증가 ▲노후화된 시설 개선 등의 필요성을 고려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했다. 또한, 서울 소재 주요 사립대들이 평균 5% 이상 등록금을 인상한 것과 비교했을 때, 우리 대학의 등록금 인상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고려대 5% ▲서울시립대 5.49% ▲성공회대 5.1% ▲성신여대 5.3% 등은 지난해와 비교해 5%가 넘는 금액을 올렸다. 그 외에도 ▲동국대 4.98% ▲상명대 4.95% ▲성균관대 4.9% ▲연세대 4.98% ▲중앙대 4.95% ▲한양대 4.9% 등 5%에 가까울 정도로 등록금을 인상했다.
학교 측은 이번 인상 이후에도 경쟁력 있는 등록금 체계를 유지하면서 추가 예산을 미래 교육 환경 개선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우들의 반응은 다소 부정적이었다. 지난 1월 ‘시너지’ 총학생회에서 학부생 14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8%가 등록금 인상에 반대했으며, 등록금 만족도는 5점 만점에 2.7점, 등록금 환원 만족도는 2.3점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서한임(상담심리,24) 학우는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하면 이해는 되지만, 등록금이 오른 만큼 학생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정동은(항공관광외국어,23) 학우 역시 “시설 개선뿐 아니라 강의 환경과 학습 지원 확대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라고 의견을 보탰다.
학교 측은 이런 반응을 고려해 등록금 인상분 사용 계획을 공개했다. 주요 사용처로는 ▲에스라관·사무엘관 냉난방기 교체 ▲노후 건물 보수 ▲실습실 및 강의실 리모델링 등이 제시됐다. 이와 함께 등록금 사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월별 재정보고서 공개 ▲학생대표 감사단 운영 ▲정기 공청회 개최 등의 조치를 약속했다.
하지만 기존에도 시설 개선이 이뤄졌음에도 학생들의 체감도가 낮았던 만큼, 이번 계획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육 환경 개선 외에도 학우들은 좀 더 실질적인 지원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김현재(사회복지,20) 학우는 “등록금이 인상된 만큼 강의의 질 향상이나 학생 지원 프로그램 확대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 단순한 시설 개선이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정 학우는 “학교 시설이나 학습 환경 개선도 중요하지만, 장학금 확대와 취업 지원 프로그램 강화 등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예산이 사용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학우들은 이처럼 등록금 인상 이유가 학교 운영이나 시설 개선에만 초점이 맞춰지지 않고, 학습 및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하고 있다.
등록금 인상은 학교 운영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납부한 등록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명확히 공개하고,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실현하는 게 중요하다. 등록금 사용이 학생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피드백 반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귀 기울일 때다.
김나영 기자<kimny03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