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 골목에서 일어난 참사는 전 국민을 안타깝게 했다. 참사 이후 트라우마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부쩍 증가했다. 상담을 받은 시민 중 절반 가까이가 미디어를 통해 사고 현장을 간접 목격했다고 밝혔고, 이들 중 8할은 2030세대였다. 피해자의 유가족을 포함한 일반 시민에게도 참사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참사 후 두 달이 흘렀지만, 이태원을 찾는 방문객들의 발걸음은 뚝 끊겼다. 이 지역 소상공인들은 사고 트라우마와 매출 급감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삼육대신문>은 지난 4일 참사로 인한 거리를 취재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여전히 참사 장소를 방문하는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호텔 옆에 위치한 세계음식 문화거리에는 폐업한 가게들이 눈에 띄었다. 영업 중인 한 가게에는 ‘이태원 사랑해주세요’라고 쓴 종이가 붙어 있었다.
매출 급감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을 만나다
음식점 사장인 A씨는 “참사 이전에는 데이트를 위해 이태원을 찾는 방문객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 이곳을 찾는 방문객은 대부분 근처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정부의 국가 애도 기간 휴점 권고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적절한 보상이나 대비책을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소상공인 입장에선 정부의 휴점 권고가 반강제적인 조치였기에 달갑지 않았다”고 속내를 밝혔다.
외국계 디저트 가게에 근무하는 직원 B씨는 정부가 주도한 국가 애도 기간 휴점 권고에 “본사가 외국에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운영을 계속했다. 하지만 다른 영업장들이 문을 닫아서 이태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밥 먹을 곳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에 이어 발생한 참사로 위기를 겪는 이태원 상권
서울시 공공데이터에 따르면 참사 직전 한 달 동안 이태원역을 방문한 사람은 약 52만 명이었다. 그러나 이후 약 25만 명 수준으로 유동 인구가 절반 이상 급감했다. 참사 발생 장소인 이태원1동은 지난 11월 둘째 주 기준 평균 매출이 61.7% 감소했고, 이태원2동은 20.3% 줄었다. 이태원 상권은 지난 2020년 한 클럽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한동안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태원이 일상을 찾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것도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추모의 한 방식”
이태원 상권은 활기를 잃었다. 이에 시민들은 SNS를 통해 “이태원이 일상을 찾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것도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추모의 한 방식”이라며 이태원 방문을 독려하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네티즌 C씨는 “참사 당일 구조 활동에 힘 써주신 상인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일부러라도 가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앞서 인터뷰한 직원 B씨는 클럽 집단감염 이후 발생한 끔찍한 참사에 “이태원의 이미지가 실추돼 외국인들이 더이상 찾아오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며 “이번 참사가 이태원의 잘못은 아니기에 많이들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럽게 바람을 전했다.
김종우 기자<lion3978@naver.com>
장대겸 기자<mfoodjdk02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