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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12일 목요일

청년세대 경제 부담 증가 … ‘청년 빈곤’ 대책 마련 시급

지속되는 취업난과 물가 상승에 청년들의 한숨이 끊이지 않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3월 기준 전년 대비 4.2% 상승했다. 게다가 지난달 16일부터 전기 요금이 인상돼 자취하는 청년들의 경제적 부담이 더해졌다. 한국전력공사 측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석유, 천연가스 가격 인상 등의 이유로 계속되는 적자를 막기 위해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고충은 그만큼 커졌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증가함에 따라 ‘청년 빈곤’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청년 빈곤은 소득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 일자리, 주거 공간에서도 발생한다.

<사진출처=PIXABAY>

계속되는 청년 빈곤으로 인해 2030세대를 중심으로 ‘거지방’ 열풍까지 일고 있다. 거지방은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이기 위한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주 이용자는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이다. 참여한 사람들은 자신의 소비 내역과 한 달 지출 목표를 공유한다. 익명으로 진행해 자신의 주머니 사정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낭비가 심한 소비에 대한 가감 없는 피드백이 오가고 적절한 유머와 밈이 활용돼 즐겁게 소통하며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정예은(경영,23) 학우도 과소비를 막기 위해 관련 커뮤니티를 이용하고 있다. 그는 “7~15명 정도와 단체채팅방을 만들어 소비 생활을 공유한다. 부적절한 소비에 일침을 날려주기 때문에 자신의 소비를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거지방에 가입한 뒤, 통장 잔고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후기를 전했다.

지난달 21일, 딜로이트그룹이 MZ세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8%가 생계비 부족을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로 꼽았다. 독립적인 경제 활동을 하는 자취생 청년들에게 생계비 부족은 더욱 피부로 와닿는다. 자취생들이 어떤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자취생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은? – 양민정(경영,22)

Q. 전기료 인상으로 인한 일상의 변화가 있나?

– 용돈에서 공과금을 납부하고 있다. 전기료 인상이 발표된 후 고데기, 드라이기, 에어컨 등 전자제품을 사용할 때 많은 요금이 나올까 걱정돼 사용을 줄이고 있다.

Q. 평소 물가 상승으로 인해 부담을 체감하나?

  • . 몇 년 사이 물가가 많이 올라 밖에서 점심 혹은 저녁을 해결하기 어렵다. 식비를 최대한 절약하고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Q. 공공요금의 인상과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 불필요한 전기 소모를 막기 위해 외출 시 코드를 뽑거나 불을 끄고 다니는 것이 습관화됐다. 거의 매일 커피나 음료를 사 먹고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먹었는데 생활비 부담으로 그 횟수를 줄이고 있다.

이렇듯 자취생을 비롯한 대한민국 청년들이 물가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 등 악재가 겹치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행하던 ‘욜로(YOLO)’와 ‘플렉스(Flex)’는 청년들 사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경제적 어려움을 방증하기라도 하듯 거지방, 무지출 챌린지, 짠테크 등 빈곤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났다.

<사진출처=PIXABAY>

지난해 8월 ‘서울시 청년의 다차원적 빈곤실태와 정책방향’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39세 이하 청년 86%가 ‘빈곤’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중 경제 부문 빈곤율이 56%로 가장 높았다. 이 연구는 성인 초기, 사회적 과업 수행에 필요한 다양한 자원과 기회가 결핍된 상태를 ‘청년 빈곤’으로 정의한다. 연구를 진행한 서울연구원은 “청년 빈곤이 소득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 일자리, 주거 등에 걸쳐 다차원적으로 나타난다”고 덧붙이며 청년 빈곤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미래세대를 이끌어야 할 청년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은 법적으로 성년이라는 부담으로 부모나 가족에게 의존하는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한다. ‘청년 빈곤’은 이제 개인적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국가와 사회가 나서 청년들의 빈곤을 포착하고 마땅한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 기성세대들도 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청년 빈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청년 빈곤의 고질적인 원인은 노동시장의 불안정성과 취업난이다. 정부는 청년들이 능동적으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청년 빈곤은 경제 회복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교육, 일자리, 복지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어 다차원적인 제도 마련과 실질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김종우 기자<lion3978@naver.com>

이은지 기자<v402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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