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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뜨거운 감자 ‘메가 서울’, 수도권 집중 피하고 지역문제 파악해야..

지난 9월, 김포생활체육관에서 ‘2023 국민의힘 김포을 당원 전진대회 및 당원교육’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홍철호 을지역 당협위원장은 ‘김포시를 위한 국민의힘 10대 희망’을 발표하며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주장했다.

애당초 김포시는 2026년 신설 예정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에 포함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당원 전진대회에서 홍 위원장은 “김포는 역사적으로 서울”이라며 “분도가 될 바에는 경기도가 아닌 서울에 편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수 김포시장도 거들었다. ‘서울 편입론’이 처음 제기되고 약 한 달 후인 지난 10월, 김 시장은 KBS 9시 뉴스에 출연해 “김포는 역사적, 상황적, 지리적으로 서울 강서구나 양천구와의 연결성이 훨씬 크다”면서 ‘서울 편입론’에 힘을 실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같은 달 30일에 열린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 간담회’에서 “김포를 서울에 편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동의했다. 이어 “김포가 대표적이나 서울과 맞닿은 주변 도시 상당수가 서울 생활권이자 문화권”이라며 일명 ‘메가 서울’ 정책을 꺼내들었다.

발표 이후 지난달 6일, 국민의힘은 김포의 서울시 편입을 골자로 한 ‘메가시티 서울’ 추진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논의 기구명을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로 칭하고, 16명의 구성원을 인선했다.

과거에도 정치권에서는 ‘메가시티 서울’ 논의가 꾸준히 있었다. 2010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세훈(현 서울시장), 나경원, 김충환 등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은 ‘대수도론’ 공약을 내놨다. 이를 두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갈등을 부추겨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전략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현 상황도 비슷하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지도부는 “선거 전 지역민들의 숙원을 정부(여당) 입장에서 응답하기 위함”이라며 ‘메가 서울’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야당은 서울 확장의 현실화가 어려운 점을 들며 “메가 서울을 총선용 전략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22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 편입론’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정치쇼”라며 “주민 의견 수렴이나 지방의회 의견 청취 등이 전혀 없이 급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지역 간 형평성 문제와 서울 과포화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며 메가 서울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메가 서울이 화두에 오르자, 김포뿐 아니라 ▲하남 ▲고양 ▲구리 ▲과천 ▲부천 등 인접 도시들도 서울 편입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형평성 문제가 나올 수밖에 없다.

김용창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는 지난달 30일 ‘수도권 메가시티 전략이 경제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열린 대토론회에서 “거대 도시와 졸속 논의는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문제 확산을 부채질한다”고 꼬집으며 정책 추진을 숙고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을 실었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구체적 계획도 잡히지 않은 채 ‘서울 편입론’이 불쑥 등장했다.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은 김포시장, 고양시장, 과천시장 등을 직접 만나 면담했다. 지자체의 장들이 모여 논의하는 모습은 ‘메가 서울’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당이 주장하는 ‘메가 서울’은 수도 서울을 중심으로 행정구역을 개편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더욱 신중해야 한다. 수도권 민심을 확보하기 위해 섣부르게 판단해선 안 된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지역문제의 본질적 원인을 파악하고 효과적인 정책을 펼침으로써 소외된 지역이 없도록 해야 한다. 수도권은 이미 포화상태다. 수도 경쟁력 확보에 국한되지 않고 비수도권 지역문제를 위해서도 협력해야 한다. 총선 승리를 위해 급급하게 정책을 실행할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균형 발전을 위한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

전지은 기자<jwings_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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