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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23일 수요일

라디에이터로 폭염 나는 학우들 … 캠퍼스 내 에어컨 설치 여부는?

올 가을, 때 아닌 ‘폭염’이 계속됐다. 지난달 전국 평균 일최저기온이 20도를 넘었다. 평균 일최고기온 또한 섭씨 29.6도로 30도에 육박했다. 이는 기상기록 기준인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온도다. 평년과 비교했을 때도 3.7도 상승했다. 이례적 폭염이 찾아온 가운데 학내 건물의 냉방 시설을 두고 학우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개강 후 한 달간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사무엘관과 바울관 등 특정 건물의 냉방 시설 미흡으로 인한 불편을 제기하는 학우들의 목소리가 잇따라 게시됐다. ‘사무엘관에서 강의를 듣는데 너무 덥고 집중이 안 된다’, ‘에어컨이 없어 강의 중에 더위로 고생하는 것이 정말 힘들다’는 반응이 계속됐다. 냉방 시설 설치를 촉구하는 글은 올라오는 족족 많은 추천을 받으며 공감을 샀다.

<사진1=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학우들의 에어컨 설치 요청>

◆ 냉난방 시설 문제의 심각성 대두

<삼육대신문>은 노후화된 건물의 냉방 시설 현황을 살피기 위해 ‘에브리타임’에서 가장 언급이 많았던 사무엘관, 바울관을 찾았다. 사무엘관의 냉방 시설은 오래된 라디에이터가 전부였다. 학생들이 더위를 참으며 수업에 참여하기엔 어려움이 있어 보였다.

사무엘관 건물을 주로 이용하는 사회복지학과 학우들은 “에어컨 작동이 안 될 때가 많다”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수업할 때 너무 더워서 집중이 안 된 적이 많다”라고 지적하고 “중간에 수업이 끊기기도 하고, 교수님들께서는 개인 선풍기를 가져오시기도 한다”고 정상적 강의 진행마저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사진2=전지은 편집장/사무엘관 라디에이터 노후>

이준석(사회복지,20) 사회복지학과 학회장은 “한 강의실에서 수업할 때 보통 30명 이상을 수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냉난방 시설이 이 인원들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회복지학과 학회에도 많은 문의가 들어왔다. 교수님들께 문의 내용을 전달드렸을 때 냉방시설 개선이 어렵다는 얘기만 들었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또한 “다니엘관과 요한관과 같은 신축 건물들은 들어가기만 해도 추울 정도”라며 구건물 냉난방 시설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바울관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바울관의 냉방 시설은 사무엘관 못지않게 노후화가 진행된 듯 보였다. 실제 나오는 바람은 에어컨의 냉기를 제대로 체감하기 어려웠다. 경영학과생 385명, 항공관광외국어학부생 144명, 그리고 복수전공생까지 합친 인원의 더위를 식히기엔 무리가 있었다.

권현석(컴퓨터공학,23) 학우는 “강의실에 사람이 차 있는 것만으로도 더웠으나 쉬는 시간에 복도 문을 열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최선의 조치였다”고 밝혔다.

현재 사무엘관과 바울관에선 ▲경영학과 ▲사회복지학과 ▲상담심리학과 ▲영어영문학과 ▲인공지능융합학부 ▲항공관광외국어학부 등의 여러 전공 수업과 교양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해당 건물을 이용하는 학우뿐 아니라 교수진도 냉방 시설 부재를 통감하며 수업마다 개인 선풍기를 이용하는 상황.

◆ 구건물 냉난방 시설 미개선, 그 원인은?

<삼육대신문>은 부족한 냉난방 시설의 자세한 원인을 파악하고 앞으로의 대책을 묻기 위해 박세화 시설관리팀장과 왕의진 기관팀 과장을 만났다.

박 팀장은 “학생들이 겪는 불편함과 냉방시설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해당 건물의 에어컨 시설을 고치는 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며 “지속적으로 예산안을 올리고 있으나 전기세 상승이나 에어컨 설치 비용 등의 문제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등록금이 10년 이상 동결된 상황이라 예산 확보가 힘들다”고 밝혔다.

기존에 설치한 에어컨은 전기식 냉난방 방식(EHP)이다. 그러나 전기요금이 전년 대비 한 달에 4000만원 이상 상승한 상황. 가파르게 오른 전기요금을 감당해야 하지만 국가적으로도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ESG 방식을 권장하기 때문에 학교는 이를 유지하고 있다.

학교 측은 비교적 이용자 수가 많은 바울관을 우선으로 냉난방 시설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 왕 과장은 “이번 2학기 바울관 냉난방 공사를 위해 예산안을 다시 올렸으나 장담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학생들한테 좋은 환경을 조성해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 몇 해째 반복되는 학우들의 개선 요구

구건물의 냉방시설을 고치지 않을 시 예상되는 문제점은 명확하다. 첫째, 형평성 문제다. 구식 건물과 신식 건물 간의 냉방 차이가 상당히 큰 상황에서 같은 등록금을 내고도 학습 환경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둘째, 냉방 문제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학습 환경의 질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항이다. 현재 열악한 냉방 상태로 인해 학우들은 집중력을 유지하기 어려우며, 수업의 효율성이 저하되는 상황이다.

셋째, 폭염의 장기화다.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이 매년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구건물의 에어컨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예산 등 현실적인 문제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학우들의 불편함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개선되지 않는다면 지속적으로 발생할 문제임을 기억해야 한다.

김나영 기자<kimny0306@naver.com>
정지원 기자<jiwon0413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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