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은 지난 겨울방학 동안 교내 학생식당(파인하우스) 시설 전반을 개보수하며 쾌적하고 깔끔하게 리모델링했다. 운영 체계도 기존 개인사업자에서 전문업체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개편했다.
현대적 감각으로 새 단장한 학생식당 내부는 개방형 라운지 형태로 꾸며 이용자의 편의성을 증대했다. CU 편의점과의 경계벽을 허물어 한층 넓고 밝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식단 구성도 여러 메뉴 중 하나를 선택하던 방식에서 사전에 구성된 주간 식단에 따라 정해진 메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위해 전문영양사가 배정돼 전체적인 식단을 관리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변화한 환경과 시스템에 대한 학우들의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그러나 높아진 학식 가격 앞에 부담이 커졌다. 학생식당을 자주 이용했던 A 학우는 “육식 메뉴가 도입된 점은 만족스럽지만, 중식 가격이 기본 7000원이라 자주 이용하기에는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천원의 아침밥’을 제외한 식사 가격은 조식 5000원, 중식은 한식 7000원, 특식 8000원, 석식 7000원 선이다. 주문 키오스크 앞에서 손길이 머뭇거려지는 이유다.
B 학우는 “가성비를 고려하면 구내 학식보다 오히려 학교 밖 식당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며 “시설이 좋아졌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유롭지 않은 학생 입장에서 마냥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가격인지 솔직히 의문”이라고 말했다.
기숙사에 사는 C 학우는 “매일 이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며 “결국 편의점 도시락이나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라고 아쉬워했다.
<삼육대신문>은 이런 학우들의 반응을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지난 4월 7일부터 10일까지 ‘학생식당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온라인 설문방식으로 이뤄진 이번 조사에는 재학생 459명이 참여했다.

<사진2=학생 식당 만족도 조사/학생 식당 이용 시 가장 불만족하는 점>
그 결과, 학생식당 이용 시 가장 불만족스러운 점으로 ‘가격’을 꼽은 응답자가 전체 459명 중 421명(60%)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422명(92%)은 학생식당의 가격이 ‘다소 비싸다’ 또는 ‘매우 비싸다’라고 답했다. 446명(97%)은 가격이 낮아지면 학생식당을 ‘더 자주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학생식당 문제가 단순한 시설이나 메뉴의 문제를 넘어 ‘경제적 접근성’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학생식당은 민간 외식 매장이 아닌 대학 내 복지시설이라는 성격이 더 강하다. 학생들에게 학식은 단순한 ‘한 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자취생에게는 ‘집밥’ 같은 든든함을,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학생에게는 시간적 여유를,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에게는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는 중요한 복지 인프라다.
대학생 대부분은 제한된 생활비와 시간 내에서 식사를 해결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학생식당은 이용자의 경제적, 시간적 제약을 최소화해주는 필수 시설이다. 학생식당은 학생들이 부담 없이 매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말 그대로 학생들이 편하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학생식당의 존재 이유이자 추구해야 할 가치다. 그러나 현재의 학생식당은 그 본질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
이와 관련해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있다”면서 “가격 조정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를 위탁업체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 대학은 올해 1월 단체급식 및 식음서비스 전문업체인 삼성웰스토리와 위탁 계약을 체결했다.
김나영 기자<kimny0306@naver.com>